비워야 채울 수 있다.
<텅 빈 충만 展>: 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
2020.04.10(금) - 05.10(일)
박여숙화랑 (서울 용산구 소월로 38길 30-34 / 02-549-7575)
한국 현대미술의 큰 줄기 '단색조회화'를 선보이는 <텅 빈 충만 展> 다녀왔어요.
코로나19로 많은 문화 관련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상황이지만,
미술 전시는 관람 인원을 제한하고 서로 간격을 유지하면서 관람하는 방법으로 운영을 재개하고 있어요.
미리 전시 측에 사전 예약이나 관람 인원 제한 여부를 확인했는데, 전시 시간에 맞춰 오면 관람이 가능하다고 해서 바로 출발했어요.
최근 MMCA 국립현대미술관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본 윤상렬 작가님의 Silence 작품을 보고 검색을 하다가 본 전시 일정을 알게 되었어요. 또 최근 관심을 가지게 된 이진우 작가님, 고 윤형근 작가님, 그리고 권대섭 작가님의 달항아리 작품도 참여한다고 해서 가기로 결정했죠.
전시가 열리는 박여숙화랑은 이태원에 있어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바람은 매우 심하게 불었지만, 공기는 깨끗하고 하늘은 매우 맑음☀️이었어요.
전시공간은 1층, 지하 1층, 그리고 2층에도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우선 1층에서 안내를 받고, 작품을 감상했어요.
1층은 한 눈에 둘러볼 수 정도로 공간이 아담했어요.
전시에 온 사람이 저 혼자여서 여유롭게 작품을 볼 수 있었어요.
작품 옆에는 작가명, 작품명, 제작연도 등 기본적인 정보만 있어서 작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따로 찾아보기로 하고,
작품을 그대로 느껴보려고 했어요.
전시의 제목 <텅 빈 충만>의 역설적인 의미가 어떻게 작품과 연결될 수 있을지 질문을 하면서 봤던 것 같아요.
1층 관람 후에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갔는데, 전시 도록과 전시 설명이 담긴 프린트가 있었어요.
전시 도록은 10,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는데, 저는 전시를 모두 관람한 후에 구매할지, 말지 고민해야지. 하고 전시를 보러 내려갔어요.
지하 1층은 넓은 공간에 작품도 많았어요.
저는 입장하자마자 달항아리에 눈이 갔어요.
절제와 고요
비움과 여백
담담하면서도 반짝거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죠.
달항아리 작품으로 일단 충격을 받고, 또 사람 한 명 없는 이 공간에
천천히 머무르며 호사를 누렸습니다.🎉
전시 한 켠에는 전시에 참여한 18명의 작품을 소개한 도록이 있어서 궁금한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 읽어볼 수 있었어요.
작품은 보는 사람이 스스로 느끼는 대로 정의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모든 작품이 '무제'인 이진우 작가님의 작품은
숯으로 그리고 한지를 덮는 과정의 무수한 반복,
손가락 지문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인고의 시간을 담아낸 작품이죠.
눈 앞에 작품을 마주하니
나는 어떤 의미를 담아가야 할까.
작가님의 오랜 세월을 담아낼 수 있을까. 싶었어요.
바로 옆에는 故 윤형근 작가님의 작품도 있었어요.
작가님 작품에서는 겹쳐진 면과 여백이 마치 문 틈이 열린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요.
틈새 사이로 조금 더 좋은 일이 오겠구나.
요즘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기에 작가님 작품 앞에서 참았던 숨을 내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 윤형근 작가 회고전 소식입니다.
관람을 하는 동안 놀랍게도! 저 혼자였습니다...😮
말 그대로 '텅 빈 충만'
저한테는 온전히 작품의 질감과 표현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다만, 한국의 단색조회화의 정신성을 짧은 관람시간 안에 제가 이해하는 건 불가능했기에 도록을 구매했어요.
박여숙화랑은 남산공원 입구와 가까워서
시간이 된다면 남산타워까지 다녀오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오랜만에 노란버스를 보니까 반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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